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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날씨' 이겨냈다…KPGA 개막전 주인공 문도엽



문도엽(30·DB손해보험)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유지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빛을 발했다.

문도엽은 1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CC(파72)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7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괴물 10대’ 김주형(19)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7월 KPGA선수권대회 이후 2년9개월 만에 올린 투어 통산 2승째다. 우승상금은 1억4000만원. 또 그는 2012년 김민휘(29) 이후 약 9년 만에 메인 스폰서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변덕스러운 봄날씨였다. 대회 첫날 포근한 날씨로 기록 행진이 이어지면서 45명이 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돌풍성 바람에 비까지 뿌리면서 보기가 속출했다. 아직 잔디가 다 올라오지 않아 그린 스피드도 빨랐다. 언더파로 라운드를 마무리한 선수는 10명대로 떨어졌다.

문도엽은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1위로 올라섰다. 2위 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며 여유있게 시작했다.

그는 4라운드 내내 무리하지 않고 파를 유지하는 전략으로 1위를 지켜냈다. 김주형과 이창우(28)가 2위로 따라붙었지만 문도엽은 역전의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던 ‘마의 구간’ 6번홀(파4)과 7번홀(파3)을 파로 방어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문도엽은 궂은 날씨를 이겨낸 비결로 제주도 전지훈련을 꼽았다. 그는 “비시즌 기간에 제주도에서 훈련했는데, 바람 부는 날에 연습을 많이 했다. 2라운드 이후 바람이 꽤 불었는데 전지훈련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문도엽은 이번 우승에서 얻은 동력을 바탕으로 연말께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콘페리 투어에서 성공하면 PGA투어에서 뛸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그는 “볼 스피드가 170마일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에 도전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해는 코리안투어를 뛰면서 콘페리 투어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인 이세진(20)의 활약도 빛났다. 이세진은 프로 데뷔 무대인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6언더파로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기간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바람에 대부분 선수가 고전하는 중에도 합계 4언더파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주형은 8언더파 280타를 쳐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창우와 함정우(27)가 7언더파 281타 공동 3위로 뒤를 이었다. 월요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함재형(22)은 6언더파 282타 공동 5위로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