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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이데일리 오픈 유현주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눈 앞에 성적보다 최선을 다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

유현주(24)가 4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출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7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에 나서는 유현주는 “최선을 다해 경기하면 팬들도 발전하고 성장한 제 모습을 느끼실거라 믿는다”라고 기대했다.


표정이 밝았다.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기분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는 예감을 들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유현주는 지난 8월 31일 일본 미에현 코코파 리조트 클럽 하쿠산 빌리지 골프코스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1차전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달성했다.
기분 좋은 예감을 갖고 시작한 유현주는 공동 14위에 올라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유현주는 “홀인원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조금 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며 “약 120m 거리였고,
9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 안으로 직접 떨어지는 이른바 ‘덩크 홀인원’이었다”고 자랑했다.


홀인원의 기운을 고스란히 안고 돌아온 유현주는 곧바로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 출전한다.
지난 5월 크리스에프엔씨 KLPGA 챔피언십 이후 약 4개월 만에 서는 정규투어 무대다.


유현주는 지난해 상금랭킹 100위에 그쳐 KLPGA 투어 시드를 잃었다.
3년 동안 활동해온 무대를 떠나게 된 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유현주는 “처음에는 다시 KLPGA 투어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나다 보니 오히려 잠시 떠나 있는 동안 한 번 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혼자 훈련하기 위해 충남 서산의 서산수 컨트리클럽으로 내려간다.
한 번 내려가면 며칠씩 꼼짝도 안 하고 훈련에만 집중한다.
약점인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에만 몰두하면서 더 탄탄한 실력을 쌓았다.
혼자 훈련하는 시간은 유현주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 하나는 자신들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니라 어느 무대에서 활동하든 경쟁력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남들이 보기엔 KLPGA 투어의 시드를 잃은 게 아쉬운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내겐 골프 이외의 더 많은 걸 찾게 해준 시간이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았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생을 놓고 보면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만족할 만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팬들이 보내준 관심과 사랑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나간 일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았다.
발전하고 성장하는 시간으로 삼은 덕에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JLPGA 투어 Q스쿨 1차전 경기는 달라진 유현주를 보여줬다. 유현주는 1라운드에서 4언더파의 좋은 성적으로 출발했다.
아쉽게도 2,3라운드에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짧은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들어 놓고 성공하지 못하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다.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예전 같았으면 성적에 대한 조급함으로 인해 순위가 더 크게 떨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타수를 크게 잃지 않았다.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은 것 또한 달라진 모습이다.
유현주는 “2,3라운드에서 생각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는데 예전이었으면 그런 상황에서 크게 흔들렸을 것”이라면서
“나 자신을 믿으면서 경기에 집중했고, 그러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예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하는 유현주는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단지 팬들 앞에서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내 스스로 많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 가능성을 스스로도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중요한 건 내 골프에 대한 자신을 갖고 그것을 기반으로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
그리고 똑 같은 유현주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성장한 유현주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현주는 남은 시즌 JLPGA 투어 도전과 KLPGA 투어 시드 재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JLPGA 투어 진출은 그의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내년부터 퀄리파잉 토너먼트 제도가 바뀌는 탓에 2~3년 일찍 도전에 나섰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남은 기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는 “가족와 친구, 팬들이 있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도전을 시작한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서
“해외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외로운 싸움이지만 일단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